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구리 수요도 함께 치솟고 있습니다. 2026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약 15만 톤의 구리 공급 부족이 예상되는데, 이는 전기차뿐만 아니라 AI 데이터센터와 재생에너지 인프라까지 구리를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전기차 한 대에 들어가는 구리 양이 일반 자동차의 2~4배나 되는 상황에서, 구리시세는 이미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전기차 핵심 구리, 2026년 수요 폭증 배경
국제구리연구그룹(ICSG)의 분석에 따르면 2026년 전 세계 정련 구리 소비량은 2,872만 9,000톤으로 전년 대비 2.1% 증가할 전망입니다. 문제는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시티그룹 분석가들은 올해 정제 구리 생산량을 2,690만 톤으로 추정하며, 이는 30만 8,000톤의 공급 부족을 의미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전기차 보급이 가속화되고 있고, AI 데이터센터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재생에너지 인프라 구축이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죠. 특히 전기차는 배터리, 모터, 충전 인프라 등 전기가 흐르는 모든 곳에 구리가 필수적으로 들어갑니다.
중국의 경우는 더 극적입니다. 지난해 1,299만 톤이었던 구리 소비량이 2026년에는 1,981만 톤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 연평균 증가율이 무려 16.8%에 달합니다. 구리시세가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배경이 여기에 있습니다.
전기차 구리, 왜 없어서는 안 될까?
구리는 전기 전도성과 열전도성이 뛰어난 비철금속입니다. 알루미늄보다 전도 손실이 40% 정도 낮고 열전도성도 훨씬 좋아서, 전기차 배터리의 효율과 수명을 개선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배터리 셀과 팩, 모터 권선, 고전류 배선, 냉각 시스템까지 전기가 지나가는 거의 모든 부품에 구리가 사용되죠.
반도체 내부의 수십억 개 회로를 만드는 데도 구리가 필수입니다. 다수의 반도체로 구성되는 보드에도 마찬가지고요. 발열을 줄이고 전력 효율을 높이는 구리의 특성 때문에,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반도체와 배터리 성능이 구리에 크게 좌우됩니다.
쉽게 말해 구리 없이는 전기차가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이런 이유로 전기차 산업이 성장할수록 구리 수요도 함께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전기차 한 대, 구리 얼마나 필요할까?
내연기관 자동차 한 대에는 평균 8~23kg의 구리가 들어갑니다. 그런데 순수 전기차는 어떨까요? 국제구리협회(ICA)에 따르면 평균 60~80kg의 구리가 사용됩니다. 내연기관차의 거의 4배에 가까운 수치죠.
미국 에너지부 자료는 더 구체적입니다. 전기차 한 대당 평균 83kg의 구리가 사용되는데, 이는 내연기관차(21.8kg)의 약 4배 수준입니다. 전기 모터와 인버터, 고전압 배선,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등 전기차의 모든 전력 시스템에 구리가 필수적으로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 차량 유형 | 구리 사용량 |
|---|---|
| 내연기관 자동차 | 8~23kg |
| 순수 전기차 | 60~80kg |
| 전기버스 | 370kg |
전기버스는 한 대 제작하는 데 무려 370kg의 구리가 필요합니다. 이런 수치들을 보면 전기차 보급이 확대될수록 구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게 명확해집니다.
2026년 구리 수요, 얼마나 급증할까?
2026년 글로벌 구리 시장은 심각한 공급 부족을 겪을 것으로 보입니다. ICSG는 정련 구리 생산량을 2,832만 1,000톤으로, 소비량은 2,872만 9,000톤으로 전망하며 약 15만 톤의 공급 부족을 예측했습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중국입니다. 세계 최대 구리 소비국인 중국은 정부의 신재생 인프라 투자와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으로 2026년까지 구리 수요가 급증할 전망입니다. 전기차 보급 확대, AI 데이터센터 증설, 재생에너지 인프라 구축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죠.
다만 변수도 있습니다. 2026년에는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폐지, 중국과 유럽의 정책 변화 가능성 등으로 인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다소 둔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블룸버그NEF는 2026년 전 세계 승용 전기차 판매 증가율이 12%에 그쳐 2025년 23% 성장에서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반도체 혁신이 구리 수요를 이끄는 이유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에는 평균 200~300개의 반도체가 들어갑니다. 그런데 전기차에는 약 1,000개, 자율주행 자동차에는 2,000개 이상의 반도체가 사용됩니다. 구리는 모든 반도체 내부의 수십억 개 회로를 만드는 데 필수적인 금속이죠.
최근에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도 나왔습니다. 부산대학교, KAIST, 미시시피주립대 공동 연구진이 2차원 단결정 구리에서 양공이 주로 전류를 운반한다는 사실을 밝혀내며, 구리가 반도체 기능까지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고성능 반도체에 쓰이는 FC-BGA(플립칩-볼그레이드어레이) 및 FC-CSP(플립칩-칩스케일패키지) 등 패키지 기판의 핵심 소재인 CCL(동박적층판)의 가격도 급등하고 있습니다. 구리 및 유리섬유 등 원자재 비용 상승과 반도체 산업 수요 증가가 맞물린 결과입니다. 반도체 칩 내부뿐만 아니라 다수의 반도체로 구성되는 보드에도 구리가 핵심적으로 활용되면서, 구리시세는 계속해서 상승 압력을 받고 있습니다.
충전 인프라 확충, 구리 시장에 미칠 파장
전기차가 늘어나면 충전소도 함께 늘어나야 합니다. 미국 에너지부는 작년 말 기준 미국에 17만 개의 공공 전기차 충전소가 있으며, 75억 달러를 투자해 50만 개의 충전소를 추가로 설치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충전 인프라에는 전력 전송을 위한 구리 케이블이 대량으로 사용됩니다. 급속 충전기의 경우 더 많은 구리가 필요하죠. 그런데 LA 지역에서는 전기차 충전소의 구리선 절도가 잇따라 발생하여 충전 인프라 확충에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완속 충전기(레벨 2)는 약 700달러, 급속충전기는 최대 1,500달러의 수리비가 들 수 있다고 합니다.
2026년 전 세계에서 운행되는 전기차는 총 1억 1,600만 대에 달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전년 대비 30% 증가한 수치인데, 충전 인프라 수요도 비례하여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곧 구리 수요의 또 다른 증가 요인이 됩니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구리 수요 견인
가트너에 따르면 2026년 전 세계에서 운행되는 전기차(승용차, 버스, 트럭 등 포함)는 총 1억 1,600만 대에 달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전년 대비 30% 증가한 수치죠.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구리 수요를 견인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은 2023년 구리 소비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최대 소비국입니다. 정부의 신재생 인프라 투자와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으로 2026년까지 구리 수요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죠.
하지만 모든 전망이 장미빛인 건 아닙니다. 2026년에는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폐지, 중국과 유럽의 정책 변화 가능성 등으로 인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블룸버그 NEF는 2026년 전 세계 승용 전기차 판매 증가율이 12%에 그쳐 2025년 23% 성장에서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수요 증가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구리 공급망, 미래 수요 감당 가능할까?
전기차와 AI 데이터센터 등 첨단 산업의 구리 수요는 급증하는데, 공급은 구조적인 한계에 직면해 있습니다. ICSG는 2026년 글로벌 구리 시장이 약 15만 톤 규모의 공급 부족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광산 개발 프로젝트 지연, 잦은 생산 차질, 그리고 주요 생산국인 칠레의 채굴 금속 품질 악화 및 물 부족 문제 등이 공급 제약을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PwC는 기후 변화로 인해 2035년까지 전 세계 반도체 산업의 구리 공급 중 32%가 위협받을 수 있으며, 2050년에는 그 비율이 42~58%까지 증가할 것으로 경고했습니다.
S&P 글로벌은 세계 구리 수요가 2040년 4,200만 톤으로 50% 증가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신규 광산 개발이 지연될 경우 연간 1,000만 톤가량의 공급 부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죠. 이러한 공급 불확실성은 구리시세 상승을 부추기는 주요 요인입니다. 공급망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구리 가격은 계속해서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2026년 구리 시장 전망과 대응 전략
전기차 시장의 성장과 함께 구리 수요는 2026년 급증할 것이 확실합니다. 약 15만 톤의 공급 부족이 예상되는 가운데, 전기차 한 대당 내연기관차의 4배에 달하는 구리가 사용되면서 구리시세는 계속 상승할 전망입니다. 반도체 혁신과 충전 인프라 확충도 구리 수요를 더욱 끌어올릴 요인이죠. 공급망의 구조적 한계를 고려하면, 구리 시장은 앞으로도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